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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Flowers'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02.24 03:10
지난 주말 지나친 음주 탓인지 아니면 사막님의 온라인 감기가 오프라인으로 전이된 것인지 편도선이 부어 감기 기운이 돌았다. 초기에 잡아보자는 일념하에 이비인후과에 다녀왔는데 콧물이 그렁그렁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초딩처럼 연신 훌쩍 거리면서도 담배는 피워댄다. 오늘은 일찍 자려고 했는데 이웃들의 블로그에 다니다 음악 얘기를 하는 것을 보니 나 역시 안할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일요일이었던 어제는 이상하리만치 자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녀시대 'GeeGeeGee'를 지겹도록 들었던 하루였다. 전화를 걸었던 친구의 컬러링을 필두로 다음 카페의 BGM, 길을 걷다 편의점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 1박2일 여고생들의 율동과 노래, 검색 시 배경음악으로 반복하여 듣다보니 어느덧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는 순간을 발견하게 된다. 이건 결코 내 선택에 의한 음악이 아니다. 사회로부터 일방적으로 주어진 '강요'임에 다름없다. 이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여전히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이전에 봤던 콧날님의 유자차 메이킹필름을 다시 보고나서 얼마 전 INT형이 선물해 준 데니슨 위트머의 앨범을 간만에 오디오에 넣는다. 실로 오랜만의 가동이다. 첫 번째 곡, Little Flowers이 흘러 나온다. 아.. 이 곡이 감겨오는데 내 블로그를 검색해 보니 올린 적이 없는 곡이다. 왜 이 곡을 놓쳤던가. 음악을 듣는데 자의냐 타의냐는 사실 엄밀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혹은 우연히 맞닥뜨리는 순간 역시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의 노래를 비난하려 함이 아니다. (나 소녀시대 좋아한다.) 하지만 음악은 음악이다.

"일정한 템포와 여백을 두고 선택한 음악은 그 곡을 알고 있는 사람의 수에 관계없이 동일한 시간에서 전혀 다른 공간적 음악으로 재탄생하기 마련이다." 동일한 음악이면서 다른 음악인 이유가 바로 이에 근거한다. 하루의 마감은 늘 같을 수 없다. 오늘을 마감하는 BGM을 선택함에 조금의 저어도 없었던 것과 같이, 나를 포함하여 삶의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이 그 선택의 결과로 음악과 같이 생동감 넘치며 정서적인 산물을 얻을 수 있었으면 바란다. 그것이 비록 찰나일지라도... 허나 아직은 많은 것들이 팍팍하고 소연하기만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Denison Witmer-Little Flowers

작은 꽃들

당신이 어떻게 나를 찾았는지, 난 아직도 모르겠어요
당신과 함께 가져갈 수 없는 생각들,
당신은 사랑의 색깔로 물들여진 깃발을 흔들곤 했죠...
내가 알지 못했던......
오렌지색은 포도밭,
파란색은 강,
초록색으로 뒤덮인 산허리같이,
당신이 알고 있는 것과 같이,
흰색은 항복을 의미하진 않겠죠
그건 곧 희망의 구름 덩어리죠...

당신에게 내리는... 당신을 지켜주는...
당신에게 내리는, 지금 당신에게 내리는,
그리고 당신을 지켜주는...

당신을 만났던 어느 날,
당신은 숲 속을 떠다니고 있었죠
나는 나의 성흔(stigmata)을 당신의 손에 올려놓았죠
당신이 수놓은 작은 꽃들은 당신의 지인들에게 보여주죠. 나는 당신의 사랑이란 걸...
그리고 당신에게 내리는, 당신을 지켜주는

- 앨범의 한국어 가사 中 -
Favicon of http://tospring.egloos.com BlogIcon 박양 | 2009.02.24 13:4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시린콧날님 포스트보고, 유자차만한 노래도 없다던 짝눈님이 생각났습니다.
지지지지 베이베베이베~ 저도 차카게 살자가서 유희열 DJ가 틀어주는 그 노래 들었는데...요즘 대세는 지지지지 베이베이베~
Favicon of http://www.zzacnoon.net BlogIcon 비디아 | 2009.02.24 15:05 신고 | PERMALINK | EDIT/DEL
감기바이러스가 전신에 퍼진 탓인지 이젠 지지지지 베이베이베의 감도 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습니다. 간단한 산수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하기 싫네요. 그 트랙백은 제가 경험한 바가 적어 모르고 두 개를 해버렸어요. 그 점 널리 양해해 주셔욧. :)
사막 | 2009.02.24 13:58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사파세계에서 독고다이로 1갑자 이상의 무공을 닦은 보람이 있네요. 오프라인 감기를 온라인으로까지 전파하는 내공이 쌓이다니, 어찌나 가슴이 벅차오르던지. 그러니까 내 말은 감기 따위에는 꿈쩍 하지 않는 내공 키우길 기원한단 뜻입니다.(이런 말 할 처지가 아닌가? 암튼)

오늘은 같은 이유로(칼라링 -.-) 에구구구를 아침부터 지금까지 흥얼거리고 있지만 요즘 자주 듣는 건 브로콜리너마저입니다. 이미 눈치챘을 지 모르지만 한 곡 한 곡이 모두 좋아요. 나긋나긋 봄 오는 길에 듣기에 안성맞춤이지 싶어요. 그러고 보면 노래와의 만남 또한 궁합이 딱 맞아 떨어질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때 들었던 그 노래가 오늘 들었던 그 노래이건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게 오늘 듣는 노래는 그때 들었던 그 노래와는 다른 것이죠. 똑같은 노래가 일정한 템포와 여백을 두고 다시 찾아와 내 안에서 비로소 재탄생하고 깃드는 놀라운 경험인 것이죠.

참, 기타는 열심히 하고 있죠? ㅎㅎ하
Favicon of http://www.zzacnoon.net BlogIcon 비디아 | 2009.02.24 15:08 신고 | PERMALINK | EDIT/DEL
8D 갑자기 웬 무협지 모드이십니까. 아..죽겠구만요. 감기에 꿈쩍하지 않는 내공을 키운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한약방 골목에서 컸던 제 고등학교 친구가 유일합니다. 그 친구는 한약 복용없이 냄새만 맡으며 컸음에도 한겨울 반팔차림으로 행보하고 다녔었다죠. 그럼에도 음주입문 15년 만에 그 건강도 망가지더군요. 세월과 음주와 흡연에는 따로 약이 없습니다. :(

기타는 오늘 두 번째 레슨입니다. 아파서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오늘은.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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