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604)
우리의 체온과 사색 (60)
성처리가 지은 詩 (23)
일상의 BGM (293)
復旦大學 生活과 工夫 (77)
上海의 外國 人民 이야기 (2)
주소없는 사서함 (0)
Diary (82)
Kommentar (27)
Idea Bank (2)
11년 루구후 독서여행 (8)
09년 전남여행 (3)
Coffee break (27)
Voir tous les termes
앙상하지만..
Today's paper
앙상하지만..
Découvrez les nouveautés !
앙상하지만..
All notices
앙상하지만..
À propos du Journal officiel
앙상하지만..
1,013,358 Visitors up to today!
Today 32 hit, Yesterday 156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여름비'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07.10 02:26

이 땅의 왜곡된 열기를 식혀주기라도 하듯 여름비는 세차게도 대지를 때렸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던 아침 넓다란 창문 밖으로 전해져 오던 그 빗소리는 왜 그리도 좋았던 것일까. 사무실 비상구 계단 창문 너머로 보이는 청계천의 잠수는 비가 내리는 현실을 방증하였지만 강화유리 안에서도 들릴만큼의 강렬한 비였다. 20대에는 비가 오는 것이 마냥 싫기만 했다. 비가 온 뒤의 수증기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또 내리는 빗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채 알지 못했던 시기였다. 그런 것을 지금에서야 느끼는 것을 보면 오히려 20대의 내가 더 보수적이고 현실적이었던 것은 아닐까란 되물음. 빗소리가 좋아졌다는 사실은 단순히 '나이가 듦'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집 창문에 서린 김과 맺힌 빗방울은 지난 날의 비의 흔적은 마치도 우리가 지나 온 궤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당당하다. 오늘같은 날에 듣는 음악은 귓전을 유난히도 때렸고, 또 일손이 전혀 잡히지 않는 오후에는 문득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던 그에게는 웨스에이치큐의 "친애하는 재연씨"에게란 노래선물을 전자우편으로 띄우기도 했다. 그리고 시원하고 그지없던 저녁에는 조금만 자고 일어나야지 했던 다짐도 무색하게끔 너무 많이 자 버리고 말았다. 또 출근을 위해 소주 한 잔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집앞 슈퍼도 문을 닫은 시각, 배달광고지에서 어렵지 않게 선택한 호호곱창에 "아주 맵게 해주세요."라 얘기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혼자 듣는 빗소리 혹은 비가 갠 후의 밤시간을 누리는 것에는 역시나 '사람'만큼 좋은 것이 없다. 글을 쓰는 지금 문득문득 대화를 나누는 친구든 띄엄띄엄 연상해 나가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우리. 오늘 들었던 여러 노래 가운데 무엇을 선곡할까 고민했다. 앞에서 언급했던 그 음악을 할까 하다가 포스트에 맞는 노래제목으로 하기로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아니다. 두 곡을 모두 올리면 되지. 이런 바보같은. 곱창이 도착하고 소주를 꺼낼 생각을 하니 갑자기 두뇌가 기민하게 돌아간다. 비가 고인 아스팔트 위로 떠오르는 배달 스쿠터들의 소음 조차 좋게 들리는 밤이다. 아무래도 내가 오늘은 미쳤나보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세상은 힘을 좇는 사람들의 모습은 여실하게 드러난다. 신문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는 여러 사람들과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의 그들도 아마 그 자신들도 채 인식은 못하는가 보다. 좀 더 가지려고 하는 것이, 또 힘을 악용하여 행사하는 것이 그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허위와 가식도 '진정성'과 '진실'로 둔갑하는 세상. 여기서 난 또 '모르겠다'란 말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다. 도착한 곱창을 소주와 함께 하여 알콜기운이 올라와도 채 모를 일이다. 34살의 '웨스에이치큐'와 25살의 '1984'년생들의 그녀들은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1. 1984- 우산
2. 웨스에이치큐 - 친애하는 재연씨


 
Sarah | 2009.07.13 10:4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듣는 비도 그렇지만 맞는 비 또한 상념을 유연하게 해주는것 같아요. 우산을 챙기고 접고 맞은 비를 닦고 하는 일련의 부수적 행위는 비가 주는 또다른 형태의 진정제 랄까요. 비를 뚫고 응급실로 향하며 든 생각.
Favicon of http://www.zzacnoon.net BlogIcon 비디아 | 2009.07.14 03:12 신고 | PERMALINK | EDIT/DEL
뉘신지? 낯선 닉네임이라... 혹시 한 분이 닉네임을 바꾸셨나 하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제가 모르는 분이 맞겠죠?여튼 맞는 비도 분명 다른 형태의 느낌이 존재하죠.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우산을 접고 비를 온전히 마주했을 때에만 적용해야 할 것 같아요.응급실에 간 일은 누군가 아팠다는 얘기인데 무탈했던 것이라 믿을게요.
boramae2001 | 2009.07.13 14:0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학교 다닐때부터 비오는 날을 참 좋아했어요. 물론 너무 막 떨어지는 거 말고 어느정도 우산을 쓰고 다니면서 맞을 수 있는 비요.. 비오는 날에는 보통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비내리면서 나는 냄새도 좋았고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한적한 길이 좋았거든요. 빗소리도 제가 좋아하는 소리중 하나구요^^ 어두운 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는 제 가슴을 다 시원하게 해주는 것 같더라구요. 덕수궁 돌담길을 자주 걸었었는데 요즘은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네요... 기회가 되면 비오는 날 다시 거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우산을 들고 빗속에서 이것저것 곰곰히 생각해 볼수 있는 기회를...
Favicon of http://www.zzacnoon.net BlogIcon 비디아 | 2009.07.13 23:16 신고 | PERMALINK | EDIT/DEL
맞아요. 적당히 운치있게 떨어지는 비는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뭐든 평범하고 적당함이란 것이 어려운 일 같습니다. 과도하지 않은 정치(情致)가 절실하네요. 좋은 한 주 보냅시다~ 벌써 하반기네요. 베스트도 한 달안에 마무리하기 위해 음악듣느라 진이 다 빠지는군요.ㅎㅎ
Favicon of http://kaira.tistory.com BlogIcon kaira | 2009.07.14 00:4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스물 다섯도 아닌 서른 넷도 아닌 나이지만,
그때 즈음 되면 비 오는 날 드는 생각들.
그 의미들을 다 알 수 있을런지요.

잘 지내시죠?^^
Favicon of http://www.zzacnoon.net BlogIcon 비디아 | 2009.07.14 03:19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모처럼 방학을 맞이해서 음악만 열심히 듣고 공부는 안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블로깅도 하면서 지내시는 걸 보면 동생에게도 많은 차도가 있어온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입원했을 때는 옆에서 돌보는 사람이 얼마나 힘든지 몰랐었는데 이래저래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 수 있으니 무엇보다도 세 끼니만큼은 잘 챙겨 드세요. 뭐 어련히 잘 하시겠지만은. 음. 그리고 제 나이 얼마 남지 않으신 거 아닌가요? 전 여지껏 나보다는 어리지만은 서른에 걸려있는 나이라 막연히 추측했는데..;)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prev"" #1 next
요즘 읽거나 예정인 책들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