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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해당되는 글 2건
2008.08.25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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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장악하고 있다.

야외활동의 결핍으로 약간의 편두통이라는 부작용이 생겼지만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면서 작지만 커다란 일관성을 경작하고 있다.

 

사랑이 도트(.)이고 라인(line)이고 스페이스(space)라 한다면

무엇을 고를 것이냐고 지난 겨울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나는 무한하게 채워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던

스페이스를 선택했었다.

 

그런 뒤 세월이 흘렀다.

어느덧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편한 나이가 되어 버렸고

이제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도 아는 영악함도 생겼다.

 

나는 스페이스를 얼마나 아기자기하게 꾸미면서 살아왔을까 자문해 본다.

공간 속에는 어떤 것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요소들...

 

그러나 아직은 슬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사랑을 해왔던 것은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간들은 일방에 의해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선택한 결코 데데하지 않은 관계의 방점임도 알게 되었다.

 

또 한 가지의 작지만 즐거운 발견은

스페이스 안에서의 여행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 

여행은 순조롭지 않지만 여전히 즐거운 일이다.

 

다음 역에서 승차할 누군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나와 너가 아닌 우리에 방점을 찍는다는 것은

아직 무모하지 않고 아프지 않은 추억이고 희망이라 믿는다.

zhouli | 2008.09.29 00:0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랴면..라인을 선택할 것 같아요...
끊어지지 않는 line....
언젠가 다시 이어지는...그럴 수 있는..
l i n e
Favicon of http://www.zzacnoon.net BlogIcon 비디아 | 2008.09.29 00:44 신고 | PERMALINK | EDIT/DEL
전 단절된 라인만을 상상했었는데 끊어지지 않고 끝없이 이어지거나 다시 연결되는 라인이라... 좋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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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5 20:31

우중충한 날씨에 비생산적인 장시간 회의까지 겹친 날이라 그런지 컨디션이 좋지 않다.

대부분의 회사원들이 그렇겠지만 사무실에서는 보통 슬러퍼를 신게 된다.

일을 하다보면 화장실 혹은 5, 7, 9층을 왕복할 일이 생기는데

오늘 유난히 슬리퍼에서 '딸그닥' 소리가 나길래 봤더니

밑창이 너덜너덜해져 더 이상 신을만큼 없게 되었다.

 

 

 

이미 몇 일전부터 그렇게 나간 것 같은데 눈치도 없는 놈은

그것도 모르고 있었던게다.

비록 1년 전쯤 사무실 앞 피맛골 생선구이 골목 앞에서

5,000원 주고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라도

너덜거리는 슬리퍼를 보니 뜬금없게 '불쌍한 놈'이란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급한 마음에 스테이플로 찍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내일이라도 당장 사야겠지만 '슬리퍼'를 쉽게 버릴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

 

 

 

무엇때문이었을까?

폐기처분되어 버린 사물에 대한 연민이었을까?

아니면 그래도 상시 내 곁에 있던 사물에 대한 섭섭함일까?






우리는 살다보면 우리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물', '동물', '식물' 등등의 것에

무한한 애정을 쏟아붓게 되는 순간이 있다.

아마도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로 일방적 행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리라.

대상의 의견을 들을 필요도 없이 내 멋대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우리를 그리도 관대한 사람으로 변하게 하는 듯 하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늘 그렇지 못하다.

흔히 '관계'가 깨졌을 때 내 탓보다는 상대방의 탓을 하기 일쑤이고

'통'하지 않음은 어쩔 수 없는 한계라 치부해 버리곤 한다.

요컨대 인간관계에서 내 '탓'이 아닌 경우가 즐비한 것이다.

 

 

 

가령 귀여운 강아지처럼 '멍멍' 짖으며 쳐다 보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내가 슬리퍼를 대했던 마음과 같은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한편 우리는 끊임없이 실망하고 절망하면서도

결국 다시 '사람'으로 치료받으려 하는 연유는

그저 '나눌' 사람이 필요해서일까?

 

 

 

우리는 일상 속에서 '나누는 것'과 '사랑'을 얼마나 생산적으로 구분하고 있을까?

'나누는 것'과 '사랑'은 분명 다른 경지의 것이다.

'나누는 것'은 곧잘

내가 갖고자 하는 부분을 상대에게서 취하게 됨으로 일방적으로 종결되는데 비해

'사랑'은 그런 경지를 일찌감치 뛰어넘는 것이리라.

그래서 사랑을 끊임없이 갈구하게 되지만

결국 대부분의 '사랑'이라 일컬어지는 것들은 '나누는 것'에 그칠 뿐이다.

 

 

 

이런 측면에서 나눈다는 것은 무척이나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행위인 셈이다.

늘 자신만이 상처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임을 상정할 때

이러한 행위는 일상 속에서 너무나 쉽게 용인되고 묵인되어 버린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만(?) 있다.

'사랑'이란 감정의 생성과 교류는

부단한 이해와 양보의 과정임을...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입장의 동일함'이란 것을...

 






머리 좋은 사람은 가슴 좋은 사람만 못하고

가슴 좋은 사람은 손 좋은 사람보다 못하고

손 좋은 사람은 발 좋은 사람보다 못하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하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이다.

 

- 신영복 선생의 '관계의 최고형태'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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